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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
 
작성일 : 13-03-20 17:49
세계사가 보여주는 몇 가지 답들("세계사의 구조")
 글쓴이 : 이성민
조회 : 837  

55호(2013년봄)서평

가라타니 고진
, “세계사의 구조”, 조영일 옮김, 도서출판 b, 2013.



고진의 교환양식에 근거한 세계사 구조 분석이 칸트적인 세계공화국 전망과 마르크스의 사적 유물론의 결합임을 밝히고 있다. 그의 교환양식에서 핵심은 증여로서 마르셀 모스의 작업도 참고하고 있다. 마르크스주의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수용하기 어려운 주장들이 많이 섞여 있지만  어소시에션들의 어소시에이션은 논의가 필요하다. -편집자의 글 중




  세계사가 보여주는 몇 가지 답들


이성민/ 서울시립대학교 박사과정/ 철학



가라타니 고진의 세계사의 구조는 읽으면 되는 책이다. 가라타니의 서술은 늘 명료했으며, 번역의 질은 이 번역자의 경우 늘 그러했듯 최상급이다. 또한 이 책의 축소판으로 볼 수도 있는 세계공화국으로의 간명한 서술들이 실로 간명했기에 충분히 드러내지 못했던 값진 생각들이 이제야 비로소 명료해진다.

하지만 우선 책의 제목부터 음미해보자. 이 흔하지 않은 제목은 적지 않은 것을 함축한다. “세계사의 구조라는 단어들의 배치는 첫 눈에 보아도 역사를 구조에 종속시킨다. 그래서 그것은 4차원을 3차원에 종속시킨다는 말처럼 불가능하게 들린다. 가령 역사는 사람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이야기일 수 있다. 또한 우리가 어딘가에서 교훈을 얻곤 할 때, 그 어딘가가 역사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떻게 역사가 구조일 수 있는가? 구조는 원래 통시적이라기보다는 공시적인 것 아닌가? 구조주의적 사유가 아직은 낡은 것으로 느껴지지 않는 오늘날 세계의 구조같은 것은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 “세계사의 구조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어린 시절에 동양과 서양의 차이에 호기심이 발동한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나도 그런 아이 가운데 하나였다. 그래서 왜 성과 이름의 순서에서 시작해서 주소나 날짜를 말하고 적는 순서의 차이에 이르기까지 온갖 것들이 정반대인지 정말로 궁금했다. 나이가 들어 슬라보예 지젝의 번역자이자 가라타니 고진의 애독자가 된 나는 철학계의 이 두 쟁쟁한 인물 사이에도 바로 그러한 차이가 있는 것이 정말로 흥미롭지 않을 수가 없다.

가라타니에게 직접적인 영감을 받았으며 가라타니를 비판하고 있는 책인 시차적 관점에서 지젝은 맑스주의적인 변증법적 유물론의 재건을 요청한다. 반면에 가라타니는 오히려 이른바 사적 유물론의 영역이라고 부를 수 있는 곳에 초점을 맞춘다. 가라나티는 사적 유물론을 비판하는 동시에 그것의 착상을 추동력으로 삼아 세계사의 구조를 해명하려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읽을 때 세계사의사적에 대응하고 구조유물론에 대응하는 것 같기도 하다.

청년기 맑스의 기획에 대해 가라타니는 이렇게 말한다. “그는……국가나 네이션은 관념적인 상부구조이고 시민사회(자본주의경제)야말로 기초적인 하부구조라고 생각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그것을 세계사 전체에 적용시키려고 했다”(32). 상부구조와 하부구조에 대한 맑스의 생각을 비판하면서도 가라타니는 그것을 세계사 전체에 적용시키려고 했다라고 하는 대담한 착상에 스스로의 방식으로 도전하며, 그로써 결과적으로는 그 착상을 승인한다. 그리고는 생산양식이 아닌 교환양식의 관점에서 세계사를 재구성한다. 이때 그는 맑스가 자본제생산에 선행하는 제형태에서 제시한 다섯 가지 사회구성체를 내버리기보다는 재활용한다. “이와 같은 분류는……지금도 유효하다고 생각한다”(56). 그리하여 다섯 가지 사회구성체에 세 가지 교환양식을 조응시켜 다음과 같은 표를 산출한다(63).

 

계속
(http://ifnotso.blog.me/110160044519 이성민 선생의 블로그에 이미 올라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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