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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세·시평
 
작성일 : 13-12-13 16:28
법외노조 공방 중간평가와 향후 전교조운동의 과제
 글쓴이 : 천보선
조회 : 732  

진보평론 58호 정세-----

법외노조 공방 중간평가와 향후 전교조운동의 과제

천보선 전교조 참교육연구소


아직 갈 길이 멀고 최종 결과는 남아 있지만 법외노조 탄압을 둘러싼 공방에서 전교조는 일단 잠정적 승리를 거두었다. 결격사유 시정명령이 전달된 9/23일부터 노조아님 통보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이 인용된 11/13일까지의 약 50일 동안 숨 가쁜 공방이 전개되었고 조합원총투표와 가처분 인용의 주요 고비를 성과적으로 넘기면서 전교조는 다시 법내노조지위를 회복했다.

이번 법외노조 공방 사태는 한편으로는 한국사회에서 전교조문제가 지니고 있는 특성을 보여주며 다른 한편으로는 현 정권의 지배구도와 정세의 특질을 보여준다. 이 글에서는 먼저 법외노조 문제를 둘러싼 공방과정과 전교조 중간 승리의 동인과 조건을 살펴보고 간략히 향후 과제를 제기한다


1. 50
일간의 공방드라마

9/23일 결격사유 시정명령

지난 923일 오전 노동부 실무관계자들이 전격적으로 전교조본부사무실을 방문하여 노동법 제92항에 의거한 결격사유 시정명령을 적시한 공문을 전달하였다. ‘설립취소라는 노동조합으로서는 조직의 운명을 가름할 수 있는 중대한 문제가 순식간에 현안이 되는 순간이었다.

전교조의 전방위적 대응

충격 속에서 전교조는 9/23일 공문 전달 당일 즉시 중앙집행위원회를 소집하였고 다음 날인 9/24일 총력대응 방침을 대내외에 천명하였다. 지난 2월 한 차례 시정명령을 둘러싼 공방이 있었을 때 전교조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여 대의원대회에서 설립취소 탄압이 있을 경우 총력투쟁을 전개한다는 방침을 결의한 상태였기 때문에 당혹스럽기는 했지만 신속하게 대응방향을 설정할 수 있었다.

이후 전교조는 사력을 다해 전방위적 대응을 전개하였다. 9/26일 시청앞 위원장 단식농성을 시작으로 국가위권위 제소, 동화면세점앞 수도권조합원 긴급집회, 제 시민사회단체 연대 요청 그리고 전국적 촛불집회 등이 이어졌다. 10/11-12일 전국에서 모인 1000여명의 선봉대는 12일간 도심지 삼보일배, 서울역촛불집회, 시청앞 노숙농성을 전개해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한편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에 힘을 쏟아 10/810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민주교육수호와 전교조탄압저지 긴급행동이 구성되었고 교수, 학부모 등 교육단체는 물론이고 예비교사(10/16), 청소년(10/16) 기자회견, 퇴직교사 기자회견(10/17)이 줄을 이었으며 각계 사회단체와 민변, 종교계 등에서 탄압 중단 요구가 쏟아졌다. 진보정당은 물론 민주당 등 제 야당들의 반대 입장이 나왔으며 전남, 광주, 경기 등 시도의회에서도 취소 결의안이 채택되어 나갔다.

또한 국제여론전을 활발히 전개하여 OECD 노조자문위, EI가 한국대통령에게 설립취소 중단 촉구 서한을 발송하였고 국제노동권리기금(ILRF)에서도 주미대사에게 긴급 항의서한을 전달하였다.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는 주요 현안 중의 하나로 부상하였고 정권과 치열한 논쟁을 전개하는 가운데 리서치플러스 전교조 법외노조 관련 국민여론조사에서 60%의 국민이 전교조를 법외로 모는 것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오면서 일정한 여론 지형이 형성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었다.

총투표 70%의 압도적 반대 결의와 10/191만 조합원 상경투쟁

이 시기 초미의 관심사는 정권의 시정명령 수용여부를 묻는 조합원총투표였다. 전교조는 9/29일 대의원대회에서 정부의 시정명령 수용여부를 묻는 조합원총투표를 진행하기로 결정하였는데 탄압의 위세, 그 간 전교조 활동의 침체 등으로 인해 쉽게 결과를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실제 조직 내부에서도 거부론과 수용론이 치열하게 논의되었고 당사자인 전교조는 물론이고 시민사회단체와 정권 모두가 촉각을 세우고 지켜보았다.

결국 10/16-18일의 3일간 진행된 조합원총투표는 80% 참여에 69. 7%의 압도적 비율로 시정명령 거부로 결정된다. 조합원총투표 결과는 전교조에 대한 조합원의 자긍심과 단결을 확인하는 것이었고 ‘9명과 함께 가는 6만명이라는 감동을 낳기도 하였다. 그러한 감동과 함성 속에서 1만여명의 조합원과 시민사회단체가 운집한 가운데 10/19일 독립문공원에서 전조합원 상경투쟁이 개최되었다.

총투표 결의는 반신반의하던 일부 정치권과 사회세력에 전교조가 부당한 탄압에 굴복하는 일은 없다!’라는 확신을 심어주면서 투쟁의 지평을 더욱 확대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야당들의 태도가 더욱 분명해졌고 이러한 흐름 속에서 10/22전교조 법외 처분이 부당하며 근거 법을 고쳐야 한다는 국가인권위원장 성명이 발표되기에 이른다.

10/24 노동부 노조로 보지 아니함통보

그럼에도 노동부는 한 시의 늦춤도 없이 예고된 10/24일 바로 단 한 장의 공문으로 전교조를 노조로 보지 아니함을 통보해온다. 그리고 교육부는 즉각 이를 받아 전임자 현장 복귀, 사무실 지원 회수, 체크오프 중단, 교섭 효력 상실 등을 선언하고 각 교육청에 지침을 하달하면서 전면탄압을 가시화하였다.

법적, 정치적 대응의 상승

법외노조 통보 당일 날 전교조는 즉각적으로 취소소송 및 집행정지가처분신청을 내고 헌법소원을 제기하면서 법적 대응에 돌입했다. 정치적 차원에서도 국회 교육문화위원회 소속 야당의원 성명서, 심상정 의원의 교원노조법 개정안 제출, 조계종 성명서 발표, 히로시마현 교직원조합 박근혜 대통령에게 항의서한 발송, 노동기본권 쟁취 민주노총 결의대회, PISA 이사회 선전전, 각종 토론회 및 외신기자회견 등 다방면의 대중투쟁과 정치적 대응이 전개되었다.

11/13일 가처분신청 인용과 법적 지위 재확보

11/13일 행정법원은 전교조의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였다. 전교조는 잠정적이나마 다시 법적 지위를 확보하였으며 본안 판결 때까지 일단 한 숨을 돌리기에 이른다. 이후로도 EI 회장, 사무총장 방한(11/16-18), 교원노조법 개정 국회토론회(11/20) 등 정권의 부당한 탄압을 끝내려는 국내외의 활동이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50일간의 숨 가쁜 공방 속에서 적어도 현재 전교조는 총투표와 가처분 인용의 주요 고비에서 승리하면서 조직적 결속을 다지면서도 법내 지위를 유지하는 최상(?)의 경로를 걸어온 셈이다. 그러나 아직 승패는 판가름 나지 않았으며 법적 지위에 대한 최종 결과는 쉽게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다만 지금까지의 과정에서 법적 명분과 우위가 확인된 점. 법외노조 탄압이 무리한 것이라는 여론이 확산된 조건으로 비추어 볼 때, 이후 법적 공방도 불리하지는 않다고 판단된다.)

이후의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승리할 수 있는 조건들을 창출하는 한편 나아가 법외노조 공방을 뛰어 넘어 전교조운동이 한 단계 상승, 발전할 수 있는 방향과 방침을 설정해 나가야 할 시기이다.

 

2. 법외노조 공세의 성격과 본질

느닷없는 과잉공세: 2월과 9월의 차이

이미 이명박정권 말기인 지난 2월에도 규약시정명령공방(이미 2월에 해직교사를 인정하는 규약 관련 공방이 있었다. 당시 노동부는 시정명령을 넘은 법외노조 통보가 위헌 소지가 있다고 고백한 바 있으며 국회에서 장관이 협의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이 있었지만 사실 현 정권의 이번 법외노조 공세는 전격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예상을 뛰어넘는 공세였다. 미처 예상치 못한 것에는 상황을 안이하게 바라본 문제도 있지만 법외노조 공세가 그 이전의 흐름과 사뭇 다른 차원에서 나왔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이번 박근혜정권의 설립취소 공세는 지난 2월말에 있었던 시정명령공세와는 여러 지점에서 그 양상과 성격이 달랐다. 2월 공세가 순치전략차원에서 진행된 것으로 본다면 하반기 공세는 말살전략으로 진행되었다. 그래서 2월에는 단순한 정치적 협박에서부터 설립취소에 이르는 다양한 카드를 가지고 노동부가 압박하는 방식이었고 일정하게 밀당이 가능했다면 하반기에는 청와대의 법적지위 박탈방침이 노동부를 통해 실무적으로 시행되는 과정에 불과했었다. 그리고 2월에는 시정명령 공방 가운데 노동부 나름의 정치적, 법률적 판단 속에서 일정하게 물러섰다면 하반기에는 이미 설정된 전교조 죽이기 구도 외에 모든 것이 배제된 상황에서 주무부처인 노동부에게는 어떠한 재량권이나 협의권도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다.

박근혜-김기춘 체제의 등장: 유신회귀 세력의 민주주의 압살 일환

지난 2월과 달랐던 이런 막무가내 공세는 어디서 비롯되었는가? 2월과 9월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가? 박근혜 정권이 출범하면서 다수 정치평론가는 박근혜정권이 보수정권이지만 다소 유연하고 타협적인 지배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하였다. 실제로 극우적 정치기반과 타협적 지배방식의 모순 속에 방향 없는 정책이라는 양상을 보이긴 했지만 초기 몇 개월간 지속되기도 하였다.

그러다 극우세력의 구심점인 소위 원로 ‘7인회가 정치일선에 직접 개입하기 시작했고 그 일원인 김기춘이 대통령비서실장에 85일 전격적으로 입성함으로써 유신회귀를 꿈꾸는 박-김 체제가 성립하게 된다. 김기춘의 비서실장 취임전후로 제일 먼저 실행한 것이 공무원노조의 설립신고의 재반려였다. 일정한 타협 기조 속에 신고필증교부를 약속했던 노동부가 8월초 갑자기 태도를 돌변하게 되는데 이때가 김기춘을 앞세운 극우세력이 노동정책에 직접 개입하기 시작한 시점으로 볼 수 있다.

유신회귀세력의 전면화는 박근혜의 반민주적인 통치방식과 수구세력의 권력 강화 욕구가 맞물리면서 나타난 정치적 귀결이다. 유신회귀를 꿈꾸던 수구세력은 국정원, 경찰청 선거개입에 대한 시국선언과 촛불집회가 이어지면서 대통령사과, 국정원개혁 요구가 사회적으로 확산되는 상황이 벌어지자 그를 핑계로 권력의 전면에 나섰으며 예전에 써먹었던 지배방식대로 그들은 공안정국 조성을 통해 국면 전환 및 권력기반 정비에 나서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들은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을 터뜨리면서 공안 정세를 전면적으로 강화했다. 그리고 채동욱 검찰총장과 윤석열 검사에 대한 공작 정치적 찍어내기를 통해 권력 독점체제를 전일화해 나가면서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선거부정사태를 덮으려 하고 있다. 복지 공약 대폭 후퇴도 시혜적 복지 정책을 통한 국민포섭 정책을 포기하고 자본과 부자 중심의 경제-사회 정책을 노골화할 것임을 드러낸다. 그들의 구도는 한마디로 유신회귀 정책인 셈이다.

전교조 죽이기 공작 역시 이러한 유신회귀의 민주주의 압살, 복지 후퇴, 그를 위한 공안통치, 공작정치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들은 특권경쟁 교육 폐기, 뉴라이트 교과서 반대 등 수구-보수세력의 교육장악 음모에 결정적인 걸림돌이 되고 있는 전교조를 무력화시키고자 통진당 공안몰이로 진보정치세력을 무력화시킨 다음 전교조에 그 칼날을 겨누고 있는 것이다.

썩은 나무 칼부림

그러나 무시무시한 듯한 수구세력의 유신회귀 공안 칼부림은 이미 역사적 토대를 상실한 잠시의 몸짓에 불과하다. 그들의 칼은 썩은 나무로 만든 것이다. -김 체제의 공안정국조성과 전교조 탄압 공세는 다음의 취약한 측면을 지니고 있다.

첫째, 국정원, 경찰청의 선거개입을 통한 민주주의 유린의 문제가 여전히 전선을 형성하고 있고, 국정원 개혁 및 민주주의 회복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둘째, 이석기 내란음모사건 및 통진당 해산요구 등을 통한 공안회귀와 채동욱 사퇴 공작 등에서 보이는 공작정치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불안과 반감이 생길 수밖에 없으며 실제로 광범하게 확산되고 있다.

셋째, 야당의 배제와 그에 따른 저항으로 민주/반민주(유신)의 구도가 강화되고 있으며, 박근혜 정권의 독선과 독재가 강화될수록 이에 저항하는 세력의 결집도 강해질 수밖에 없다.

넷째, 박근혜 정권에 대한 국민의 지지는 복지 공약과 원칙-안정 등의 이미지 전략에 먹혀들어간 결과였다. 따라서 복지 공약을 무원칙하게 후퇴시키는 과정은 민심 이반 현상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하여 정부의 핵심인사 중 하나였던 진영 사퇴는 박-김 체제의 유신회귀 시도가 정권 내부에서조차 안정적으로 관철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유신체제의 지배방식은 이미 역사의 뒤안길에 처박혔던 방식이며 한국사회는 비록 완전하지는 않았지만 민주혁명의 역사적 경험을 거친 사회이다. -김체제의 역사 퇴행적 유신회귀 기도는 결코 오래갈 수 없다. 최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를 필두로 박근혜 퇴진요구가 전면화되기 시작한 것은 그들의 유신회귀 통치 기도가 파탄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넘어가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3. 승리의 동인과 조건

아직 최종 결과는 남아있지만 전교조는 일단 잠정적 승리를 거두었다고 판단된다. 무엇보다 총투표를 통한 대중적 결의의 표출은 법적 다툼과 상관없이 이미 절반 이상 승리해 나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전교조 정체성에 대한 대중적 자긍심

시정명령 수용여부가 조합원총투표에 붙여지면서 전교조 안팎에서는 적지 않은 불안감이 표출되었고 조직의 운명을 사실상 도박에 내맡겼다는 비판들도 없지 않았다. 더욱이 조직 내에서도 거부론/수용론의 치열한 논쟁이 전개되었고 심지어 일부에서는 수용으로 가결될 것이라는 예측이 횡행하기조차 했다.

많은 우려와 불안에도 전교조조합원들은 총투표를 통해 70%에 달하는 압도적 거부를 결의하였다. 거부 결의를 전망했던 사람들도 그 정도의 압도적 결의를 예측했던 경우는 많지 않았다. 총투표에 대한 그 모든 불안감과 수세적 예측을 일거에 넘어선 동력과 조건은 무엇인가?

가장 근본적인 동인은 무엇보다 전교조의 정체성에 대한 조합원들의 확고한 자긍심이었다. 법외노조 협박 이후 전교조조합원들 사이에 가장 많이 그리고 빠르게 퍼져 나간 행동 중의 하나가 SNS 등의 매체를 통해 나는 전교조 조합원이다!!”임을 당당히 선언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전교조결성 당시의 전교조교사 식별법이나 결성 이후 전교조가 해온 일등 전교조 정체성과 관련된 상징적 선전과 패러디가 유행하였다. 이러한 행위들은 그 동안 보수세력의 이미지 왜곡, 전교조활동의 침체에도 조합원들이 전교조의 활동방향과 정체성에 대해 강한 자긍심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으며 정권의 법외노조 공세를 전교조 정체성에 대한 정면 부정으로 인식했음을 의미했다. 그리고 그에 대해 추호도 물러서지 않음을 밝히는 행위였다.

사안의 내용적 정당성

노동조합이 투쟁과정에서 해고된 조합원을 내칠 수 없다는 명분 역시 중요한 승인이었다. ‘조합 활동을 하다 부당하게 해고된 조합원을 어찌 내칠 수 있는가라는 것은 노동조합의 기본적 정체성일 뿐 아니라 국민적 정서와 판단에도 부합했다. 또한 전교조의 법적 지위는 한국사회에서 그나마의 절차적 민주주의라도 성장하는 과정에서 결실을 이룬 민주주의의 상징이다. 전교조결성 이래 해고자가 없었던 적은 한 순간도 없었으며 그를 이유로 지금 설립취소를 한다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트집 잡기에 다름 아니다.

이 때문에 광범한 국내외 여론과 압력이 조성되었고 국민여론에서도 우위를 점해 나갈 수 있었다.(두 차례의 여론조사 결과 모두 다수 국민이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를 반대하는 것으로 나왔다.)

법률적 우위

법외노조화와 관련된 법적 공방에서도 전교조는 분명한 우위에 있었다. 노동부의 법외노조통보는 0 ‘법률적 위임사항이 없다는 것(이미 법적지위를 지닌 노조를 취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음. 설립취소와 같이 권리를 제한할 경우에는 반드시 법률에 의거해야 함) 0 ‘피해최소성 원칙위반(행위 정도에 따른 조치를 넘어선다는 것. 즉 설사 위법이라 하더라도 9명 해고조합원의 존재로 6만명의 노동기본권을 제한할 수는 없다는 것)이라는 위헌성을 지닌다. 두 가지 사항 모두 법률적으로 매우 중대한 것이다. 이 때문에 지난 2월 노동부조차 위헌적 요소로 인해 법외노조 통보를 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향후 법적 승부는 행정소송, 헌법소원, 법률개정의 여러 경로 속에서 다루어진다. 3가지 모두 가능성이 있으며 어떠한 형태로든 승리해 나갈 것이다.

 

광범한 연대전선

중요한 승인 중의 하나는 역시 광범한 연대의 힘이었다. 매우 짧은 시간임에도 1000여개의 달하는 시민사회단체가 전교조탄압저지 긴급행동에 참여했으며 다양한 단체, 세력의 지지, 지원이 있었다. 이는 결성 당시의 연대에 버금가는 것이었으며 합법화 이후로는 네이스투쟁’(네이스투쟁 때는 1,100여개 연대단체참여) 이후 최대의 연대체 형성이었다.

 

4. 전교조 참호는 어떻게 형성되었는가?

이번 투쟁과정은 여러 요인이 작용한 결과이지만 전교조가 웬만한 탄압과 공세에 쉽게 넘어가지 않을 만큼의 운동적 진지가 대중적으로 형성되어 있었음을 보여주었다. 그람시의 개념으로 치자면 일종의 참호가 형성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특히 총투표 결과는 참호를 더욱 든든히 다지는 것으로 다시 작용하고 있다.

쉽게 무너지지 않을 참호가 형성되려면 전교조의 이념, 활동방향과 내용에 대한 대중적 공유와 동의가 있어야 하며, 조합원들 간의 동의와 공유를 지속적으로 채우고 재생산할 수 있는 투쟁전선과 네트워크가 있어야 하며, 네트워크를 매개하고 투쟁전선을 견인할 활동가층, 투쟁역량이 존재해야 한다. 과연 전교조 참호는 어떻게 형성되었던 것인가? 이에 대한 분석은 향후 전망과 대응방향 설정에 주요한 시사점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첫째, 대중투쟁의 역사이다. 전교조에 대한 조합원들의 자긍심은 대량 해직을 낳은 결성투쟁의 경험과 감동에 한정된 것이 아니다. 그 이후에도 전교조는 교육민주화와 참교육의 방향 아래 7차 교육과정 개정 투쟁, 성과급 여의도 대중연가투쟁, 네이스 저지 투쟁, 사립학교법 개정 투쟁, 교원평가 저지 투쟁, 일제고사 저지 투쟁 등의 대규모투쟁과 0교시, 야자폐지 투쟁에서부터 최근의 역사교과서 투쟁 등 교육현안에 대한 다양한 투쟁을 전개해 왔다. 굴하지 않는 대중투쟁의 역사, 투쟁전선의 견인 속에서 대중적 진지가 형성되어 왔던 것이다.

둘째, 참교육실천과 학내민주화 투쟁을 통한 일상투쟁과 활동의 지속이다. 교과모임과 학습소모임, 생태, 문화 그리고 최근의 혁신학교운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임과 활동 그리고 분회를 중심으로 한 학내민주화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왔다. 참교육실천과 학내 일상활동은 가장 기초적인 조직의 토대로 작용한다.

셋째, 대중투쟁과 참교육실천, 학내활동을 연결하는 조직적 네트워크의 작동이다. 전교조는 본부-지부-지회-분회에 이르는 체계 속에서 8,000개가 넘는 전국의 학교현장 연결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어려운 활동 조건에서도 본부 및 지부와 학교 그리고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지회는 전교조 네트워크의 중핵의 역할을 이루고 있다.

지속적인 대중투쟁과 일상활동 그리고 그것을 연결하는 조직네트워크의 작동 속에서 전교조의 정체성과 활동역량이 끊임없이 형성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속에서 외부의 탄압과 내부의 패배주의를 극복해 나갈 수 있었다.

 

5. 위기를 기회로: 향후 대응 방향과 과제

조직의 활력과 단결을 끌어올릴 기회

공방은 지속되고 있으며 심지어 또 다시 법외 상태에 놓이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수년 간 법외 상태에 있는 공무원노조를 보거나, 이미 비합 상황을 겪은 전교조 자신의 경험을 돌아볼 때 감내하지 못 할 일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막연한 불안감만 넘어선다면 현 정권의 무리한 설립취소 공격은 오히려 그 동안 다소간 정체되어 온 조직의 활력과 단결을 끌어 올리고 사회적 이미지도 재강화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법외노조라는 전면탄압의 와중에 나타난 주목할 만한 현상 중의 하나가 신규가입의 급증이다. 법외노조 통보 이후 신규가입이 줄을 이어 1000여명에 이르고 있으며 사회 각계 각층의지지, 연대가 광범하게 형성되면서 큰 힘을 주고 있다. 조직적 결속 역시 단단해지고 있다. 거부론/수용론의 논쟁이 있었지만 총투표를 통해 단결의 토대를 재확보했으며 CMS 체제정비 등 만약을 대비한 조직적 준비도 다져 나가고 있다. 그리고 탄압받는 민주교육으로 다시금 재이미지화되고 있다. 정권의 탄압이 의도치 않게 전교조의 대중적 힘과 결속력, 사회적 이미지를 키워 나가고 있는 것이다.

참호를 더 튼튼히

전교조는 이번 법외노조 공세를 주체적으로 극복하고 있지만 기반을 더 튼튼히 해야 한다. 이번 사태 이전 수년간 전교조투쟁과 운동은 하강의 흐름이었으며 그만큼 참호가 약해져 왔다. 그 때문에 수구세력은 강력히 탄압하면 굴복하거나 최소한 내부 분열로 갈 거라 오판한 것으로 보인다.

참호를 더 튼튼히 하기 위해 전교조는 대중투쟁과 참교육실천활동을 함께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그를 통해 전교조 정체성의 더욱 굳건한 강화, 역량 확대가 이루어져야 한다.

연대강화와 반독재민주화투쟁의 주체적 참여

이번 과정은 연대의 의의를 잘 보여준 사례이기도 하다. 전교조는 때로는 지원을 받기도 하지만 민주주의와 민중 권리를 위한 연대에 더욱 적극적으로, 주체적으로 참여해 나가야 한다.

전교조의 근접발달영역 창출을 위하여

한 인간의 발달과정과 마찬가지로 조직과 집단 역시 위기는 발달의 계기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과 에너지의 집중을 통해 스스로를 변화시키면서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다. 반면 위기를 지나치게 두려워하거나 문제를 회피할 경우 정체퇴행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지금 전교조의 상황이 바로 그러하다.

설립취소 탄압이라는 문제와 관련 전교조의 집단적, 조직적 발달 창출은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주체적 극복의 내적 맹아(정체성 공유와 조직적 결의 및 준비 등)도 분명하며 외적 지원과 조건도 주어지고 있다. 자신감과 당당함을 갖고 나아간다면 탄압이라는 위기한 단계 전진하는 새로운 진출의 기회로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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