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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
 
작성일 : 11-12-16 15:46
미국 경제 위기와 월스트리트 점거 운동
 글쓴이 : 신희영
조회 : 1,003  

  50호-국제

신희영/
뉴욕 신사회과학원 졸업, 경제학 박사

 

1. 글머리에

 

지난 917일 경부터 월스트리트를 점거하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20여 명의 참가자들이 뉴욕 맨하탄 남쪽에 위치한 주코티 공원에서 노숙을 하며 각종 캠페인과 거리 시위를 시작한 지 두 달이 넘고 있다.

애초 뉴욕에서 시작된 이 캠페인은 105일에 뉴욕시에서 개최된 대규모 시위(참가자 15,000여명; 경찰 추산 10,000)를 기점으로 보스턴과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등의 미국 주요 대도시로 번져 나갔으며, 영국 런던 증권 거래소(London Stock Exchange) 앞의 노숙 시위 등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세계 여러 나라의 사회 운동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까지 집계된 비공식적인 자료에 따르면, 이번 시위에 영향을 받아 전 세계 900여 도시에서 유사한 시위가 발생했거나 점거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왜 이러한 일이 발생했을까? 점거 운동 참가자들이 내건 주요 이슈들이 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것일까? 이 글에서는 월스트리트 점거 운동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이 운동의 사회적 맥락이 무엇인지, 그리고 현재까지 운동 참여자들이 내걸었던 주요 이슈와 쟁점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2. 월스트리트 점거 운동의 출발

 

대부분의 사회 운동이 그런 것처럼, 이번 월스트리트 점거캠페인도 겉보기에는 다소 우발적으로 보이는 요인 때문에 시작되었다. 이 캠페인은 지난 8월 캐나다에 근거지를 둔 애드버스터(AdBusters)라는 생태주의 시민운동 단체가 월스트리트를 점거해서라도 시민들의 저항감을 표출하자는 제안에서 시작되었다. 이 단체가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에 실린 당시의 글은, 미 정부 예산 감축을 위한 특별예산위원회(일명 슈퍼 커미티 super committee) 사무국 직원들의 압도적인 다수가 과거 월스트리트 소재 거대 금융 기업들의 로비스트들로 채워져 있다고 고발하고 있었다.

당시는 미 연방 정부의 부채 한도(debt ceiling) 증액 문제를 둘러싸고 민주-공화 양당이 힘겨루기를 하고 있던 때였다. 미국의 주류 언론들은 양당이 연방 정부의 부채 한도 조정 협상에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면 미 정부가 파산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고 위기감을 증폭시키고 있던 상황이었다. 오바마 행정부와 공화당은 우여곡절 끝에 당면한 부채 한도 재조정에 극적으로 합의하고, 장기적으로 재정 적자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취지하에 대통령 직속으로 의회 예산 특별 위원회를 구성한다고 발표하였다.

그런데 애드버스터는 바로 이 위원회 사무국에서 일하고 있는 다수의 직원들이 과거 월스트리트 금융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던 로비스트들이었다고 고발한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공화당과 소위 티파티’(Tea Party)라고 불리는 미국의 극우주의 운동 세력들은 미 연방 정부의 사회 보장 지원액 축소, 전 국민 의료 보험 제도 실시 반대 등을 핵심적인 의제로 삼아 오바마 행정부가 지금까지 취해온 개혁 정책들을 격렬하게 반대하는 운동을 벌여왔다. 미 연방 정부의 재정 적자 문제가 새롭게 불거지자 티파티 운동 세력의 압력을 받은 공화당 지도부는 민간 의료 시장에서의 정부 개입 축소, 각종 사회 보장 비용의 감축 등을 핵심 의제로 내걸면서 오바마 행정부와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이러한 정치 지형 속에서 양당의 합의를 거쳐 만들어진 특별 위원회가 과연 제대로 된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인지를 두고 처음부터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애드버스터의 탐사 보도는, 겉보기에는 재정 적자 감축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만들어진 특별예산위원회가 실제로는 그나마 잔존하고 있는 각종 사회 보장 제도와 어린이와 노약자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의료 보험 시스템(MedicareMedicaid)의 근간을 허물 수 있다는 우려를 증폭시켰다.

애드버스터의 호소문은 특별 위원회가 제대로 된 예산 감축 방안을 제시하지 못할 것이며, 설사 그 방안이 도출된다고 해도 예산 편성의 방향은 소수(1%)의 이익을 위해 압도적인 다수(99%)를 희생하는 방식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글은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의 시민들은 스스로 행동을 조직하고 어떤 형태로든 항의 시위를 벌여야 한다고 호소했던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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