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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의 글
 
 
소수자운동은 실질적 민주주의를 확장한다.
작성일 : 11-09-09 16:39
 글쓴이 : 최고관…
 
조회 : 875  

소수자운동은 실질적 민주주의를 확장한다.


1987년 노동자·농민 대투쟁 이후 한국사회의 민주화 과정이 궤도에 올랐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권력의 전횡을 막고 사회 각 부분의 억압적인 틀을 바꾸려는 민주화 과정이 진행되어 왔다. 그러면서 민주화의 주체로서 노동자계급을 비롯한 여성, 농민, 빈민 등과 시민들은 정치권력의 민주화와 각 제도의 민주화를 추구해 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계급적 범주와 시민의 범주로는 파악되지 않던 다양한 새로운 주체들이 색다른 문제들을 제기하고 해결해 나가면서 사회변화를 추구하게 되었다. 그들 가운데 이른바 소수자들은 기존의 권력혁명의 상에서 벗어난 채, 사회 각 부분의 주류적 흐름에 대해서 소수적인 흐름을 강조해 왔다. 당시 소수자들은 비가시화 되어 있었지만 다양한 차별이 존재하는 영역에서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가려 노력하였다. 그러나 소수자운동은 1997년 IMF를 계기로 비보장된 사람들이 확산되면서 그리고 차이에 근거한 다양한 정체성의 확인 및 인식이 확산되면서 점차 활성화되어 왔다.
소수자운동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고 이제 사회의 새로운 영역에서의 변화를 추동하고 있다. 성매매금지를 축으로 하여 전개되어온 성매매여성운동은 성매매금지특별법(성특법)을 계기로 성노동자운동으로 전환되었다. 이주자운동에서는 이주자들이 지원조직들의 대상에서 벗어나 스스로 주체가 되어 노조운동을 벌여가게 되었다. 성소수자운동은 자신들의 삶의 방식을 실험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도의 변화를 추구하는 미시정치를 수행해 나가고 있다. 장애인운동도 시설개선운동과 법제개선운동, 이동권 투쟁 등에서 이제는 점차 독립생활운동, 탈시설운동으로 나아가고 있다. 또한 병역거부운동은 강고한 ‘양심’에 근거한 거부에서 점차 평화를 지향하는 거부로 넘어가고 있다. 이러한 소수자운동의 새로운 전개는 사회 전체의 변화를 추동하는 주요한 동력이 되고 있으며 실질적인 민주주의를 확장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진보평론 49호에서는 이처럼 변화해가고 있는 소수자운동에 주목하고 소수자운동의 새로운 전개라는 이름 아래 최근의 운동양상을 파악해 보고자 하였다.

먼저 이하영은 “2004년 이후 한국 성노동자운동의 전개”에서 성특법 제정 시행 이후 나타난 성노동자들의 운동을 다루고 있다. 성매매 금지를 위한 여성운동의 결실로 이루어진 성특법의 시행이 오히려 성매매관련 여성들의 새로운 움직임을 만들어 내게 되었다고 본다. 집창촌 성판매 여성을 중심으로 전개된 성노동자운동은 성매매를 성노동으로 규정하고 자발적인 주체인 성노동자에 의한 행위임을 강조하게 된 것이다. 특히 도시개발 지역의 성판매여성들이 성매매공간에서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나아가 그들의 목소리가 들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내는 방향으로 성노동자운동이 나아가야 할 것이라 주장한다.

정정훈은 “이주노동자운동 혹은 국가를 가로지르는 정치적 권리투쟁”에서 2000년대 이후 이주민노동운동의 전개과정을 분석하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의 노조운동은 이주민독자노조로서 이주노조, 지역일반노조 안에서의 활동(대구 성서노조), 2007년 금속노조가 산별노조로서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금속업종 이주노동자들을 조합원으로 조직하는 형식 등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주노조운동은 한국노동운동과 연대하고 소수자운동과도 접목하면서 ‘노동허가제 도입’과 ‘미등록 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 및 사면’을 핵심적인 요구사항으로 제기하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이주노동운동의 주체들은 탈국가화된 정치적 주체와 권리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게이운동에 대한 정리가 없었다. 이번에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인 ‘친구사이’에서 ‘친구사이’의 탄생과 활동을 되돌아보면서 게이운동의 흐름을 정리해 주었다. “‘친구사이’와 한국의 게이 인권운동”에서 친구사이는 그동안 단체의 다양한 활동과 게이인권운동의 쟁점들을 제기하면서 성정체성과 섹슈얼리티에 대한 새로운 상을 제시해 갈 것을 주문한다. 또한 게이운동을 비롯한 성소수자운동은 인권운동을 넘어서 대안사회를 향해 나아가는데서 주도적인 활동을 할 것이라 보고 있다.

한채윤은 “한국레즈비언 커뮤니티의 역사”에서 커뮤니티 내부의 이야기를 연대기적으로 정리해 주고 있다. 게이운동과의 차이를 자세하게 지목하면서 레즈비언 운동의 최근 동향을 설명해 주고 있다. 특히 2007년 차별금지법 싸움을 계기로 성소수자운동 내부에 청소년층의 활동이 드러나기 시작하였고, 레즈비언운동은 다양한 차별과 소수자들과의 연대를 확장해 나가게 되었다고 한다.

임재성은 “죽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의 목소리-반군사주의 언어를 발견해온 양심적 병역거부운동”에서 강고한 양심과 투철한 정의에 입각한 양심적 병역거부운동에서 점차 반군사주의 언어로의 확장이라는 변화를 발견한다. 그리고 평화를 주창하는 양심적 병역거부운동으로의 전환을 강조한다. 종교적 이유로 인한 병역거부가 비종교인의 병역거부로 확장된 이래 이제는 군대 자체를 문제 삼는 병역거부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최갑수는 시평 “서울대 법인화의 본질과 그 반대운동의 전망”에서 ‘입시문제’, 사학(私學)의 비리문제, ‘반값 등록금의 실현’, ‘부패 재단의 복귀’, ‘대학에서의 비정규직 문제’, 그리고 ‘국립대나 서울대의 법인화 반대’ 등 우리 사회 고등교육 현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많은 쟁점은 결국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고 주장하며, 고등교육의 공공성 강화라는 큰 틀에서 법인화 반대 투쟁을 바라볼 것을 주문하고 있다.

서영표는 국제란의 “불타는 런던, 무엇이 보이는가?”에서 사회적 위기관리를 위한 흑인공동체의 범죄화, 정부의 공공지출 삭감과 그에 따른 사회보장의 축소로 불안감마저 사치스럽게 되어 버린 계급아래의 계급, 이들의 현실순응화에 초점을 맞춰 런던의 ‘폭동’을 다룬다. 그리고 이미 수없이 제출된 자본주의 이후 사회에 대한 윤곽과 이행을 지금 여기에서 실천함으로써 현재의 문제를 풀어나갈 것을 주장한다.

국제란의 또 다른 글 “유럽과 미국의 재정위기”에서 이정구는 더블딥을 맞고 있는 미국, 프랑스·이태리·영국 등 신용등급 하락 위기에 처한 유럽, 그리고 남부유럽의 스페인, 1년 만에 부도위기가 재차 도래한 그리스의 시위 확산 등을 다루면서, 노동자들은 자본가들의 공세에 맞서 저항을 조직하는 것과 더불어 자본주의의 근본적 변혁을 위한 과정에서 중간고리 역할을 할 수 있는 행동 프로그램을 주문한다. 즉 복지혜택 축소, 물가인상, 임금삭감, 노동시간 연장 등의 경제적 쟁점뿐 아니라 이주민의 권리 보장, 민주적 권리 확대 같은 민주주의 요구와 부채상환 중단이나 유럽중앙은행의 통화금융정책에 대한 거부, 중동의 민주화 투쟁에 대한 지지 같은 국제주의적 요구들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라고 본다.

발언대의 “유통서비스산업의 확대와 여성노동자의 건강권”에서 이성종은 한국에서 1996년 유통시장 개방 이후 근본적으로 달라진 국민들의 소비생활 패턴과 유통구조, 유통업계의 변화를 추적한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특히 야간근무와 일과 가정의 양립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반사회적 노동으로 내몰고 있는 노동실태를 분석하며 외국의 사례에 견줘 노동조건 개선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정세란의 “종편 도입과 특혜”에서 유영주는 이명박 정부 들어 공영방송의 장악, 1관제다민영 방송체제로의 재편과 조중동방송 도입, 즉 종편 도입과 그 특혜인 미디어랩이 미칠 영향을 분석하며, 공중파와 종편의 차이는 무엇이고 진정한 공정방송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한다.

또 다른 정세글 “2011년의 대학을 통해 바라본 노동”에서 김원석은 오늘날 대학(생)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사회문제들을 ‘노동(자)’이란 본질적이고도 현실적인 궤적 속에서 파악하며, 성공회대학교의 비정규직 투쟁을 대상으로 기업화된 대학의 실상을 분석한다.

일반논문 “착취의 개념”에서 이종영은 착취의 엄밀한 분석을 위한 시론으로 노동의 형태들을 넘어 체제의 짜임새 자체를 분석하고자 한다. 즉 착취는 경제학적 범주가 아니라 사회 체제적 범주, 특정한 사회체제 전체가 착취에 기초하며 그래서 그 사회체제에서 특정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 자체가 이미 착취를 구성한다는 점을 논증한다.
강내영과 윤수종은 해방촌에서 이루어지는 자유로운 주거공동체의 실험집단인 ‘빈집’을 소개하고 있다. 임대형식으로 주거지를 마련하되 모두가 손님으로, 비어 있는 주거공간에서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소개하고 있다. 규율이 없는 것 같으면서도 자연스럽게 나름의 규칙을 만들어 가면서 다양한 자율적 활동을 만들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주제서평 “연구모임 데모스의 기획, ‘민주주의와 맞서는 민주주의’”에서, 김보현은 ‘연구모임 데모스’의 급진민주주의론은 자본주의와 맞서고, 현존 민주주의와 맞서는 계속적 민주화-운동론이며, 그것은 사실상 과거 사회주의 기획이 가졌던 문제설정조차 민주주의론에 포괄시켜 구상하는 기획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이 급진민주주의론의 저 너머에는 ‘자본주의 이후’ 또는 ‘자본주의 외부’의 어떤 세계가 상정되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그는 사회주의의 위상과 비슷한 ‘삶의 대안적 양식’ 차원에서 민주주의를 좀 더 적극적으로, 포지티브하게 연구?탐색?실험해 나갈 것을 제안한다.

서평으로는 박영균의 “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인지자본주의를 사유하도록 하는가?(????인지자본주의????),” 문현아의 “여성노동자들이 변화된, 변화시킨, 변혁할 세상에 대한 이야기(????나, 여성노동자????)”가 실렸다.

폭우에 시달린 여름, 좋은 연구 성과를 담아 글을 보내주신 모든 필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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