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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집·기획
 
작성일 : 15-03-20 15:56
통합진보당 해산 판결과 민주 헌법의 이론
 글쓴이 : 홍철기
조회 : 359  

진보평론 63호(2015년 봄)

긴급진단 | 통합진보당 문제와 한국 민주주의의 미래

통합진보당 해산 판결과 민주 헌법의 이론





홍철기 · 서울대학교 정치학/ 박사 수료





들어가며

20141219일에 내려진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판결의 본질은 민주주의에서의 정치활동에 대해 이론적으로나 현실적으로도 쉽게 정당화될 수 없는 당파적 해석에 있다. 하지만 한 번 내려진 판결은 되돌릴 수 없는 것이며, 그 근거가 아무리 빈약한 것이라 할지라도 통합진보당 소속 국회의원의 상실된 의원직 또한 회복될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인다. 이러한 상황일수록 이 판결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토론, 그리고 논쟁이 요구된다. 이 판결문은 제정된 지 30년이 돼가는 민주 헌법의 자기 이해와 직결된 문제들, 예를 들어 민주주의와 주권의 본질이나 헌법의 개념 정의와 같은 문제들에 대해 헌법재판관들과 같은 법률 전문가들이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를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특히 다음의 쟁점을 주로 다룰 것이다. 첫째, 정당해산심판의 근거가 되는 헌법의 거스를 수 없는 본질로서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생각이 과연 민주 헌법에 적합한 것인지의 여부가 문제가 된다. 탈냉전 및 신자유주의의 등장과 함께,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조화로운 결합으로서의 자유 민주주의 자체의 정당성이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불변의 영속적인 기본질서를 통해 민주주의를 제한할 수 있다는 관점이 민주 헌법에 관한 논의와 양립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기본질서란 헌법개정절차에 의한 형식적 제약이 아니라 가치적 제약이라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둘째, 기본질서를 지탱하고 있는 주권관과 민주주의관이 문제가 된다. 헌법재판소는 냉전 구도를 체화하고 있는 국민주권/인민주권, 형식적/실질적 민주주의의 적대적 대립관계 속에서 순수한 국민주권과 형식적 민주주의의 논리를 옹호한다. 하지만 이럴 경우에 헌법재판소는 정당해산심판을 핑계로 입법부가 제정한 법률이나 행정부의 명령이 아닌 정당의 강령과 같이 정치적 의사소통과 수사의 합헌성을 통제하는 부당한 권한행사를 하게 된다. 셋째, 헌법재판소가 정당해산심판의 유효성을 보장한다는 명목 하에 통합진보당의 지역구 국회의원의 의원직 상실을 결정할 때, 근거가 된 것은 국민대표성과 정당기속성 사이의 대립, 그리고 남북 대립과 기본질서에 대한 위협이라는 비상사태라는 판단이 문제가 된다. 해당 쟁점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단은 현대 민주주의에 어울리지 않는 지나치게 협소한 대의 민주주의관을 보여주는 동시에, 헌법재판소와 같이 장시간에 걸친 심의를 통해 결정을 내리는 합의제기관이 신속함과 인격적 책임성을 본질로 하는 비상사태에 대해 결단을 내릴 수 있다고 자처함으로써 심각한 이론적 모순을 일으키고 있다.

 

  

자유 민주주의와 기본질서





국민대표성과 대의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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