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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논문
 
작성일 : 13-10-01 19:19
1960-1980년대 일본 노동운동 내부의 헤게모니 변동
 글쓴이 : 송경숙
조회 : 1,049  

진보평론 57호(2013년 가을호) 일반논문 2:


1960-1980
년대 일본 노동운동 내부의 헤게모니 변동


송경숙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박사과정


1. 들어가며


일본의 노동정치체제에 대해서는 전통적으로 대기업과 중소·하청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노동, 남성과 여성노동의 이중적 구조 및 격차를 기반으로 한 듀얼리즘(dualism)으로 평가하는 연구가 주류였지만,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일본을 네오코포라티즘(neo-corporatism)으로 분석하는 흐름이 나타난다. 그 배경에는 몇 가지 계기가 작용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학문적으로는 1979년에 발표된 펨펠과 츠네가와(Pempel, T. J. and K. Tunekawa 1979)노동없는 코포라티즘론(corporatism without labor)’이었고, 현실적으로는 1970년대 중반 이후 점차 세력을 강화해 온 정책참가지향적 노동의 출현 및 협의적 노사관계의 정착, 그리고 석유위기를 극복한 일본의 양호한 경제성과라고 할 수 있다.

서구와 달리 일본의 경우 노자관계 이외의 영역에서 네오코포라티즘의 기능적 등가물이 존재한다는 펨펠 등의 노동없는 코포라티즘논문이 발표된 이후 일본 국내에서도 네오코포라티즘 연구가 본격화되었는데, 일본형 코포라티즘론자들에 의해 일본의 노자관계의 측면에서도 네오코포라티즘의 제도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노동있는 코포라티즘주장이 제기되었다. 물론 일본형 코포라티즘론자들도 일본이 유럽의 네오코포라티즘을 성립시킨 구조적인 조건, 즉 중앙집권적인 노사정상조직 및 노동조합과 협력관계에 있는 강한 노동자 정당의 존재라는 조건을 결여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따라서 일본을 네오코포라티즘의 한 유형으로 볼 수 있지 않느냐는 주장의 근거는 거시적인 계급정치적 차원에서가 아니라 주로 노동정책 결정과정에의 노사참가의 제도화, 개별 기업이나 작업장 수준에서의 노사 간 협의제도의 정착으로 인한 노동의 이익실현이라는 미시적 수준의 기능적 대체물의 탐색을 통해 제시되어 왔다.

이 글은 1970년대 중반 석유위기 이후 일본의 기업 또는 사업장 수준에서 노동의 경영참가 및 노사협의체제가 강화되고, 정부의 노동정책심의회에 노사참가가 제도화되는 등 코포라티즘적인 3자협의기제가 관찰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근거로 일본의 노동정치체제를 네오코포라티즘으로 접근하거나 일본의 노동을 강한 노동으로 파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작업장에서의 경영관련 사항이나 정책협의의 대상으로 인정된 일본의 노동은, 유럽의 네오코포라티즘을 성립시켰던 노동처럼 전체 노동의 이해를 조정할 수 있는 조직구조적 기반 위에서 계급타협을 하고 그로부터 얻게 된 이익을 가능한 한 평등하게 분배하려는 노동이 아니라, 생산성 향상에 협조한 대가로 성과를 분배받기로 한 기업의 테두리 안에 갇힌 노동이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일본에서 코포라티즘적 기제가 발전하였음에도 소득재분배정책 및 복지국가의 발전이라는 네오코포라티즘의 결과물이 발견되지 않는 이유이다.

이하에서는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일본 노동운동 내부의 헤게모니 변동과정에 대해 살피고자 한다. 구체적으로는 1960년대부터 1980년대에 이르는 시기 동안 일본의 자본과 국가가 협조적 노사관계를 확립할 목적으로 추진한 몇 가지 시도들, 그 과정에서 노사협조주의적 노동운동이 성장하고 마침내 좌파 헤게모니 하의 계급대립적 노동운동이 우파 헤게모니 하의 노사협조주의적인 것으로 변화되는 과정에 대해 살피고자 한다. 이를 통해 일본형 코포라티즘론자들이 주목한 정책참가지향적 노동이 어떤 성격의 노동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며, 일본의 노동정치체제를 네오코포라티즘으로 접근하는 연구들의 타당성 여부를 논할 수 있게 될 것이다.



2.. 1960
년대 민간부문에서의 협조주의적 노사관계 형성

1) 민간대기업 노조의 협조주의 세력으로의 헤게모니 이동
2
) 헤게모니 이동의 배경
(1) 고도 경제성장
(2) 자본/경영측의 일본적 노사관계 확립 노력 및 노무관리제도의 도입 

3. 1970년대 중반 석유 위기 이후 민간부문 노사의 생산성 연합

1) 1975년 춘투: 임금 자숙 및 춘투의 종언
2) 생산성향상운동 및 노사협의체제의 강화
3) 협조주의 노동세력의 3자협의 기제 참여


4. 1980년대 행정개혁 및 공기업 민영화: 전투적 노동운동에 대한 공세

1) 2차 임시행정개혁조사위원회 설치와 행정개혁의 추진


2) 행정개혁 추진에 대한 노동조합의 대응


3) 국철의 분할 민영화 및 노사관계의 재편


4) 계급 대립적 노동운동의 극적인 약화


5. 1970-80년대 노동전선통일운동의 전개 및 협조주의 노선의 헤게모니

1) 1차 노동전선통일운동의 전개(1960년대 말-1973)

(1) 전국체신노동조합(全逓) 위원장의 공산당배제 노동전선통일론(1967.

(2) 노동전선통일 민간단산연락회의(1972. 3.-1973.


2) 2차 노동전선통일운동의 전개(1978-1982)
(1) 민간단산공동행동회의(1973.11.)와 정책추진노조회의(1976.10.7.)


(2) 노동전선통일추진회의 발족(1980.9.30.) 기본구상발표(1981)


(3) 총평의 태도 변화

(4) 기본구상을 둘러싼 총평 내부의 갈등




6. 나가며


지금까지 1960년대 이후 1980년대까지 일본의 자본과 정부가 계급대립적 노동운동을 협조주의적 노동운동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해온 노력들과 그 과정에서 협조주의 노동운동세력이 전체 노동운동의 헤게모니를 장악하게 되는 과정에 대해 살펴보았다. 1970년대 중반까지 민간대기업에서 협조주의적 노사관계가 정착되었고, 1980년대 공기업 민영화 과정에서 전투적 노동운동 세력이 제거되었으며, 일본적 노사관계를 지탱하는 민간대기업 노조의 주도 하에 노동전선의 통일이 이루어졌다. 일본의 코포라티즘적 기제에 참여한 노동은 민간대기업 노조가 중심이 된 세력으로, 기업의 생산성향상을 통해 노동자의 임금향상 및 복지개선을 추구한 노동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과정에 대한 검토를 기반으로 이 글은 다음의 몇 가지 점에서 일본의 노동정치체제를 네오코포라티즘으로 접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첫째, 일본의 노동정치체제는 네오코포라티즘이 전제하는 노동의 조직적·구조적 요건인 높은 노동조합 조직률, 고도로 집중화·집권화된 정상조직의 존재, 집권가능한 사회민주주의정당과의 연계라는 측면을 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오코포라티즘에서 중심이 되는 것은 노동과 자본의 세력균형, 그 중에서도 노동의 사회적 저항력을 배경으로 한 노사정 3자의 협의이다. 그러나 작업장에서의 경영관련 사항이나 정책협의의 대상으로 인정된 일본의 노동은, 고용 및 복지와 관련하여 전체 노동자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국가 및 자본과 때로는 협력하고 때로는 대립하는 노동이라기보다는,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통해 성과를 분배받기로 한 노동, 따라서 목표 면에서 볼 때 자본과 입장을 같이하는 협력 위주의 노동이었다. 이는 일본의 노동이 기업 또는 작업장 단위로 분단된 조직형태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 노동세력과 연계된 사회당이 집권세력으로서의 가능성이 낮았던 점 등 네오코포라티즘의 구조적 요건의 결여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둘째, 일본을 네오코포라티즘으로 해석할 경우 일본 노동운동의 역사적 흐름 가운데 한 갈래인 민간대기업 노조의 협조주의적 노동운동의 노선과 경험을 과대하게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데올로기적 효과를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1970년대 중반 이후의 민간대기업 노조의 협조주의적 노선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경우 이 노선이 충분히 대변하지 못한 중소기업노동자, 비정규비상용노동자의 노동조건의 개선과제는 향후에도 주목받지 못하게 되며 이는 장기적으로 일본 노동운동의 발전과 관련해서도 바람직하지 못한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일본에 네오코포라티즘을 적용하는 연구들은 거시적 측면(정치체제)에서는 코포라티즘의 성립을 이야기하기 곤란하지만, 미시적 측면(정책결정과정, 작업장)에서는 3자협의의 코포라티즘이 발견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코포라티즘적 기제에 참가하는 각 세력의 이념적 지향이나 세력 간 힘 관계를 논하지 않고 노사정 간의 협의제도, 노동의 참가경로가 존재한다는 것으로 네오코포라티즘의 성립을 주장하는 것은 문제이다. 왜냐하면 3자협의제는 네오코포라티즘의 중요한 제도적 외양이기는 하나 네오코포라티즘의 특정한 내용을 그 자체로 담보해 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일례로 일본의 정부와 자본은 1980년대 행정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신자유주의 정책노선을 추진하였고, 노사정 협의에 참가한 노동은 정부의 행정개혁 추진을 지지하였다. 노사정 협의라는 코포라티즘적 기제가 신자유주의 정책노선의 제도적 매개물로서 기능하게 된 것이다. 이런 점에서 네오코포라티즘의 구조적 조건을 결여한 메조 또는 미시 코포라티즘의 존재를 근거로 네오코포라티즘의 성립을 주장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따라서 이러한 점들에 유의하여 일본에서의 네오코포라티즘 논의를 살필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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